12주 차 활동을 마무리하던 날입니다. 2주 치를 하루에 몽땅 진행하느라 4시간을 함께 했는데 그 긴 시간 동안 무척이나 즐겁게 활동해 주시고 행복해해 주시고 후기사진들 날려주시는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들었답니다. 그래서 동영상으로 만들어봤어요.
마지막 날 수업은 달걀껍데기 팝아트와 캔아트화분만들기였지요. 재료가 비슷하게 사용되는 활동이라 함께 진행했는데 시종일관 즐겁게 참여하시고 만족해해 주셔서 무척 신나는 시간이었어요. 시간이 엄청 빠르게 지나갔다죠!
인주면 업사이클동아리 활동을 마치며...
처음 만났던 그 날은
인주면 업사이클동아리 수업을 의뢰한 곳은 로컬피앤디라는 곳이었습니다. 2022년 봄부터 연락을 받았지만 중간에 연락이 끊겨서 수업을 안 하시는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가을쯤 다시 연락이 와서 진행하게 된 수업입니다. 저에게 의뢰해 주신 계획안은 대부분 일상에서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조금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다시 계획안을 보내드렸고 그렇게 진행하기로 하고 처음 갔던 날! 마을의 이장님으로 보이는 분께서 겁을 엄청 주셨어요. 계획안은 누가 짠 거냐? 우리에게 맞지 않는 수업을 하는 다른 수업강사님은 강사를 바꿨다. 잘 맞춰서 해주면 좋겠다. 등의 표현이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습니다. 저는 제 수업에 자신이 있고 업사이클을 이렇게 다양하게 수업할 수 있는 강사가 많지는 않습니다. 더구나 저에게는 천군만마와 같은 조합원들이 있고 제 개인 사업을 하더라도 조합원들의 존재는 아주 큰 힘이 되고 있기 때문에 걱정 없이 시작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참여하신 분들의 열정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양말목은 업사이클의 가장 기본이지요.
업사이클에 대표 소재는 양말목입니다. 양말목은 양말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생산될 수밖에 없지만 마무리 과정을 거치면서 버려지는 산업폐기물입니다. 우리나라 의류폐기물이 심각한 것은 여러 환경 프로그램을 통해서 접하셨을 테니 잘 알고 계실 겁니다. 무릇 양말목뿐 아니라 원단으로 사용되는 모든 산업은 폐기물도 많고 재고도 쌓이면서 버려지는 의류쓰레기는 어마어마합니다. 저는 이 부분을 고려하여 양말목과 새활용실을 사용한 업사이클링을 합니다. 새활용실은 의류공장에서 패턴을 뜨고 남는 원단을 페브략얀처럼 재단한 것을 말합니다. 이 재료들이 그냥 버려지면 소각이나 매립으로 탄소발생을 높이게 되는 거지요. 하지만 잠시라도 우리 곁에 필요한 물건으로 살다 간다면 그만큼 탄소발생을 늦출 수 있고 소품활용을 통해 소비를 막을 수도 있게 되겠지요. 무엇보다 업사이클을 통해 환경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양말목과 원단소재의 수업을 4회 정도 진행했더니 업사이클은 양말목 말고는 없어요?라는 질문을 하신 분이 계셨고 왜 양말목으로 우리는 더 예쁜 것을 만들지 않느냐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저는 실생활에 적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을 위주로 만들고 싶어 하는 편이기도 하지만 양말목으로 아주 예쁜 것을 만들고 싶으신 거면 양말목을 전문으로 하시는 분들께 수업을 받으실 것을 권해드렸습니다. 저는 업사이클 전반의 것들을 알려드리는 아주 초보자도 수월하게 만들 수 있는 것들을 진행합니다. 한두 사람 데리고 진행하는 수업이 아니니 디테일한 수업을 진행하기에는 부적합하기도 합니다.라고 아주 솔직하게 말씀드립니다. 단 양말목 수업 중에 있는 아이템은 대부분이 제 아이디어로 만들어졌기에 다른 곳에서는 배울 수 없는 디자인들임을 안내드렸습니다. 저는 다른 양말목 수업을 하시는 분들이 전국적으로 비슷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 협회에 소속된 강사가 아닙니다. 그래서 저만의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하려고 노력하고 진행하며 그에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진정성이 통했을까요? 매 시간 활동을 마치면 단톡방을 통해 후기담이 들려옵니다. 따님이나 며느님이 예쁘다며 가져갔다거나 손주가 무척 좋아해서 선물로 주셨다거나 내가 써보니 너무 좋다거나 나처럼 공예를 처음 해보는 사람도 완성해서 집에 둔다는 것이 무척 뿌듯해다시며 연락을 주시니 기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와이어새활용은 처음이죠?
세탁소 옷걸이를 이용한 와이어새활용은 처음이시죠? 제가 오래전 철사맨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시는 분과 활동을 한 적이 있는데 이 분께서 포스코기자단가족들을 대상으로 하는 캠프? 암튼 그런 일정에 와이어무드등 만들기를 하셨는데 그때 따라가서 보조를 해 드린 적이 있어요. 그 때 기억을 더듬어 버려진 세탁소 옷걸이를 활용해서 무드등을 만들어봅니다. 샘플을 만들어 가지 않는 이유는 다들 똑같이 만드시기 때문인데 샘플이 없어서 어려워하신다니 다음부터는 샘플을 만들어 가야겠어요. 샘플을 만들다가 접어둔 상태였고 수업을 그냥 다녀버릇했더니 샘플이라고 보여드리지 못한 건 아쉽긴 하네요. 제 샘플까지 모두 드리고 오는 일이 빈번하다 보니... 와이어 또한 철사맨선생님께서 활동을 접으신 후 집에 가지고 계신 것을 적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받았습니다. 물론 아주 많이 주셨습니다. 지금은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으시는 듯합니다. 그러고보니 그 분도 환갑이 넘은지 꽤 되신 듯 합니다. 저는 업사이클을 만나기 전에도 업사이클과 관련된 활동을 참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공예를 떠나지 못했던 시간들도 길었지요. 특별한 공예를 하지 않아도 공예인들과 함께 활동하던 그 시절이 많이 떠오르면서 이렇게 새로운 업사이클활동을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죠. 와이어무드등 만들어 가신 날 사진들이 막 올라왔는데 분위기가 무척 새롭더라고요. 전구 작업을 직접 해야 하는데 50%나 버려지는 작업이기에 그다지 반가운 활동은 아니지만 만들어 놓고 나면 가장 만족도가 높은 것 중 하나예요. 이 수업을 마친 후 한 분은 새활용 소재는 아니지만 와이어를 구매해서 새로운 작품들을 만들기도 하셨서요. 응용력도 좋으시고 솜씨도 좋으시고 이 분께서 새활용공예가를 추천드렸습니다. 충분히 잘 해내실 수 있으실 거예요.
커피클레이 도어벨을 만들다.
제가 식중독으로 한 주 연기가 되면서 하나만 만들기로 했던 커피클레이 도어벨을 세트로 진행하기로 합니다. 새해도 되었고 신랑신부세트로 진행하면 훨씬 퀄리티도 높아질 거 같아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허락해 주셔서 진행할 수 있었지요. 미리 샘플 사진을 보내드려서일까요? 정인원보다 한 분이 더 참여해 주셔서 당황했지만 재료 준비를 부탁드렸던 저의 든든한 조합원님께서 한 세트를 여유 있게 챙겨주셔서 아주 다행으로 16분이 모두 참여하실 수 있었지요. 역시 선견지명 있는 저의 든든한 지원군들입니다. 덕분에 모두가 만족한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지요. 이 날도 4시간 풀 수업으로 진행했지만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4시간 꽉 채우시고 행복해하시며 가시는 모습에 아주 흐뭇한 시간이었습니다. 시집가는 따님집에 선물을 하신 분, 며느리가 예쁘다고 가져갔다 시는 분, 남편이 잘했다고 칭찬해 주셨다는 분, 어머님댁에 가져다 드렸더니 무척 좋아하셨다는 분까지 다양한 피드백을 받으면서 저도 덩달아 행복했습니다.
핑거니팅으로 만드는 가방
핑거니팅으로 가방을 만드는 수업도 4시간 풀로 진행되었습니다. 혹 손가락이 불편하신 분은 커다란 코바늘을 지참하셔도 된다고 미리 알려드렸지요. 코바늘 뜨기와 핑거니팅의 차이는 눈으로도 보일 정도로 다르지만 새 활용 실을 활용하는 업사이클이 아닌 것은 아니니까요. 사실 가방을 초보분들과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더구나 10명이 넘는 인원은 더더구나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밑 작업을 진행해서 갑니다. 가는 날 손가락은 제 것이 아니었지만 모두가 행복하게 만들어 가시는 모습을 보니 언제 아팠는지 모르게 싹 가시는 느낌이었습니다. 4시간이라는 시간이니 도전할 수 있었던 것도 있고요. 핑거니팅이 처음이라 처음에는 어색하고 어려워하셨지만 이내 금방 따라 하시고 조금씩 완성해 가시는 모습을 보니 흐뭇해집니다. 저 작은 소품 가방이 손들에 들려 나가는 모습을 보니 얼마나 예쁘던지... 그날 시간에 다 완성하지 못하신 분은 저녁에 나머지 공부도 함께 하셨습니다. 이런 시간들 본인들이 원하는 수업으로 변경한 것들에 대한 고마움도 표현해 주시고 뿌듯함을 선물해 주시더라고요.
마지막 수업을 하던 날..
3주 연속해서 2주 차씩 연결해서 수업을 진행하게 된 것도 동아리 회원분들의 의견을 반영했던 것인데, 명절 전에 수업을 마치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시면서입니다. 해당업체에 주민분들의 의견 전달드리고 마지막 수업을 하는 날 담당자분도 방문을 하셨네요. 마지막 날은 시작과 동시에 마칠 때까지 정말이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왜냐고요? 가만히 앉아서만 하는 활동이 아니고 드라이어로 말려야 하니 여기저기에서 드라이기 소리가 들리고 소리가 크니 대화소리도 커지고 정신이 없었지요. 그 와중에 한 작품씩 완성해 가시는 모습이 아주 멋지셨답니다. 12주 차 수업을 하면서 느낀 거지만 이 분들의 업사이클링에 대한 열정은 제가 지금까지 만나봤던 그 어떤 학습자보다 높았으며 최고의 동아리회원들이셨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날은 동영상으로 담아와 편집도 해서 보내드렸더니 무척 좋아하시더라고요. 저도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무척 즐겁고 행복한 활동시간이었답니다.
마치며...
업사이클링동아리 활동은 다양한 활동을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요. 사실 기관에서 지원해 주는 사업활동 같은 경우 내 돈 내는 활동 아니니 다니는 둥 마는 둥 하시는 분들이 많은 편이다. 한데 인주면업사이클동아리회원님들은 달랐습니다. 그분들의 열정에 제 계획안을 맞춰드렸습니다. 더 많은 활동을 해 드리고 싶을 정도로 말이지요. 처음의 계획안에 있던 두 가지 활동이 사장되고 새로운 한 가지 활동으로 통합했지만 원하시는 활동을 해 낸 것에 대한 뿌듯함을 표현해 주셨고 더 배우고 싶다고 말씀해 주시고 새로운 것을 배운 것에 대한 즐거움도 있었다며 행복해하셨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며 뿌듯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요? 저는 이 분들과 함께 한 시간이 감사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날 새로운 재생종이밴드공예활동으로 만든 키링을 선물해 드렸지요. 회원분들과 사무실을 관리하시는 분과 그리고 마지막 날이라 오신 담당자분까지 모두 드리고 참석 못하신 분들 건 참석하신 분들이 챙겨다 드리기도 해 주셨더라고요. 마지막까지 저에게 힘을 주시면서 함께 참여해 주신 동아리회원분들께 감사드리고 그 열정을 저도 이어받아 추후 진행되는 모든 활동에 더 많은 에너지로 진행하는 활동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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