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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너무도 오랜만에 코바늘을 쥐고 한 아이를 위해 정성을 다해 봅니다

by 환경교육사 이유미 2022.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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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뜨개는 수년 전 저의 취미생활이었습니다. 그걸 기억하고 저에게 연락 준 친구의 부탁이 있었습니다. 무척 바쁜 일상이지만 그 친구의 마음을 알기에 짬을 내보기로 했답니다. 저의 실력이 좋아서가 아니라 저를 기억해 주고 저에게 어려운 부탁인걸 알면서 손 내밀었다는 그 친구의 마음을 너무도 잘 알기에 말이지요. 비슷한 시기 아이들을 낳고 돌잔치를 함께 오가던 시절이 금방 지나가 버렸네요.

손뜨개 로디인형 오월랑공방
로디인형을 시작

이렇게 노란 실을 잡고 떠나가다보니 아이를 임신하고 시작했던 뜨개시절이 생각이 나더군요. 고교시절 처음 잡아본 코바늘뜨기는 작은 모티브에서 시작해서 친구들 목도리로 마감을 하고 아이를 임신하고는 인형으로 시작해서 대바늘로 진행했었습니다. 대바늘은 매력적이고 코바늘은 아기자기한 맛이 있었고 지금도 그 매력은 무시할 수 없다지요.

저에게 손을 내밀어준 한 아이의 소원

저와 인연이 있는 지인

저에게는 첫 아이를 갖게 되고 알게 된 지인들이 좀 된답니다. 엄마가 되어가면서 새로운 환경에도 적응해야했고 그 와중에 지역의 맘카페는 커다란 위안이 되는 곳이었습니다. 그 곳에서 만난 친구들은 아주 가끔이지만 어쩌다 한 번씩 연락을 하곤 하는데 정말 오랜만에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답니다. 아주 고민을 많이 하고 연락한 티가 났습니다. 성별이 다른 쌍둥이를 키우는 친구라죠. 그 중 아들아이가 다른 친구들과 좀 다른 성장을 보여주는데 그래서 고민인 내가 해결해 줄 수 있는 일을 부탁하기 위해 연락을 해 온 것이랍니다.

뽀로로 친구 로디

우리 아이들도 엄청 좋아했던 뽀로로와 친구들! 그 중에 로디에 꼳힌 친구의 아들녀석을 매일 노래를 부른답니다. 제가 알기로 로디는 봉제인형으로고 안 만들어졌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겨우 찾아낸 것이 뜨개인형인가봅니다. 이 뜨개 인형을 떠줄 수 있냐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사실 시간이 없습니다. 너무도 많은 일들이 제게 쌓여져 있고 해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입니다. 헌데 어렵게 연락한 친구의 마음을 알것만 같아서 거절하지 못하겠더군요. 우선 로디는 똑똑박사 에디가 만들어 낸 로보트 친구랍니다. 심장은 없지만 감정을 느끼기도 하는 로보트 친구, 어쩌면 로디는 어린 친구들에게 나를 지켜주는 든든한 친구 같은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다른 뽀로로와 친구들은 어린 생물들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지만 로디는 로보트라는 기계를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자신이 남들과 다름을 슬퍼하지 않고 함께 어울려 지내는 모습이 남들과 다른 자신과 동일시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남들과 다르지만 월등한 무언가를 가졌다면 얼마나 더 멋진 모습으로 보이지 않을까요? 그런 로디를 사랑하는 아이의 마음이 나에게까지 와 닿은 것일까요? 크리스마스가 오기 전까지 무조건 완성을 목표로 승낙했습니다.

패키지 구성이 왜 이래?

친구는 패키지를 구매해서 우리집으로 보냈고 잘 받았답니다. 로디는 노랑색이고 기계적 표현은 회색이었습니다. 그 외에서 몇 가지 색상이 더 필요한데 이 패키지 구성에 적은 양의 색상실을 함께 보내주지 않았더라구요. 패키지를 팔려면 세심하게 제대로 구성을 해 놓고 팔아야지 이렇게 허술하게 구성을 하면 실이 전혀 준비되지 않은 다른 사람들을 어쩌란 말인가? 나쁜 업체 같으니라구! 그러나 저는 걱정 하지 않았습니다. 비슷한 굵기의 실이 있답니다. 색도 적합하게 있을 것이니다. 사실 너무도 바쁜 이 와중에 이런 시간 걸리는 걸 받아 든게 쉬운 선택은 아니었는데, 제게 친구가 연락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망설였을지 알기 때문에 노력중이랍니다. 손뜨개 인형 만들기를 언제 했었는지도 모르게 오래 전 일 같이 느껴집니다.

제가 가진 재능

저의 재능은 어디까지일까요? 뭐 이렇게 말하면 어마어마한 재능을 지닌 것 같지만 사실 저는 별거 할 줄 아는 거도 가진 자격증도 거의 없습니다. 스스로 익히고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를 즐겨 하는 정도랍니다. 그러다보니 두루두루 살피는 재능 뿐입니다. 이런 저를 믿고 연락을 해 온 친구에게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감사한 일일까요? 저는 제가 가진 재주를 아주 조금 발휘하는 것 뿐인데 제가 만든 무언가를 가지고 바라보며 행복해할 아이가 있다는 건 어쩌면 제가 더 행복한 일이 아닌가?싶습니다. 아이들은 원하는 무언가를 가졌을 때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표정으로 행복해하잖아요. 저의 아이가 그렇듯 친구의 아이도 같은 기분일거라 믿어요.

황금향이 선물로

패키지 받고 같은 날이었던가요? 택배 하나가 더 도착했답니다. 친구의 시댁 큰집(?)식구들이 제주도에 계신 걸로 알고 있었죠. 그래서 더러 제주특산물을 주문해서 먹긴 했는데 혹시 하는 생각에 친구에게 연락했더니 선듯 부탁을 들어준 감사의 표시랍니다. 덕분에 맛난 황금향을 실컷 먹고 있습니다. 어찌나 달콤하고 맛나던지..매일 먹고 싶습다. 후숙해서 먹으라고 했지만 전 참을 수 없어서 바로 냠냠! 후숙이 필요없을 정도로 넘나 맛난 황금향이라 이렇게 글을 쓰는 지금도 군침이 돕니다. 이렇게 맛난 거 받아도 되는 걸까요? 제가 가진 재주가 뭐라고 친구의 과분한 선물에 감동받고 또 열심히 로디를 떠봅니다.

기다려 아들~

다른 일들도 해야하니 놀 수 없습니다.짬짬히 열심히 하면 수일내로 완성이 될거라 믿습니다.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네요. 크리스마스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그 외에도 해야할 일이 산적되어 있기도 합니다. 친구의 아들이면 내 아들이나 다름없지요. 아들 기다려! 이모야가 예쁘게 만들어서 연락할께! 손은 느리지만 약속은 꼭 지키도록 해 볼께! 너의 로디를 향한 마음만큼 이모야도 정성을 쏟아볼테니 엄마 많이 보채지 말고 기다려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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